Luda
사막 본문
모래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래바람이 세게 친다. 강수량이 적어 매우 건조하다. 일반적인 산이라면 산속에는 나무의 뿌리가 있을 것이고 산 위로는 나무들이 솟아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막의 모래산은 아래 위로 아무것도 없고 그저 표면만 존재한다. 어느 한 표면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단 한치의 삐져나옴도 용납하지 않는 부드러움이다. 물론 겉으로만 부드럽다. 모래가 어떤 것을 감추고 있는지 모른다. 감춘다? 일반적인 산은 나무를 드러내고 동물들을 키운다. 반면 모래산은 모든 것을 감춘다. 죽은 동물의 사체와 같은 모래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숨긴다. 이것은 필사적으로 부드러워하고 싶은 의지다. 또한 이것은 외로움이다. 사막이라는 이름 때문에 사람들과 동물들도 잘 살지 않으니까. 겉으로라도 부드러워 보이게 하여 사람들이나 동물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은 숨기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필사적으로.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죽은 동물들을 추모하려고 자신의 품 속으로 끌어안는 게 아닐까. 무덤도 만들어지지 않는 사막이라서.(피라미드 제외) 자신의 모래로 덮어줌으로써 무덤을 만들어 주려는 게 아닐까. 또한 자신의 몸속은 축축하니까 데려가려는 게 아닐까.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는 것을 보면 눈물은 중력에 의해 아래로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막이라고 다르진 않다. 그저 중력이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밖까지 흐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막의 깊은 곳은 축축한 것이다. 자신 때문에 죽은 동식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은 흐르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속에 썩힐 뿐. 그래서 동식물들을 깊은 곳으로 데려가려는 것이다. 그곳에는 동식물들이 원하는 수분을 마음껏 줄 수 있으니까.